내 유투브를 추천 영상을 살펴보면 백두산이나 후지산 등의 폭발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많이 보인다.
내가 이런 분야의 영상을 자주 시청하고 관심을 보이니 추천 영상에 뜨는 것이겠지만서도, 재미있는걸 어떡해.
넷플릭스 추천 영화 목록에서 백두산이 보였다.
바로 며칠 전에 백두산 폭발이 얼마 안남았다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유투브에서 봤는데, 넷플릭스에서 같은 주제의 영화를 추천해 주다니!!
알고리즘의 신비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영화 백두산은 내가 흥미로워 하는 백두산 폭발이 실재로 발생한다는 가상의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백두산의 본 폭발 이전의 작은 지진으로 인하여 북쪽 정부가 무력화 되어 버렸고, 예정된 백두산의 파멸적인 폭발을 저지하기 위해서 남측의 전문가들이 파견된다는 것이다.
그 해결 방법인즉슨 북쪽 정부의 숨겨둔 핵폭탄을 찾아서 백두산 지하 탄광 갱도의 정확한 위치에서 터트리면, 마그마방의 압력을 미리 빼내러 낮추는 방식으로 화산폭발의 규모를 낮춘다는 것이었다.
군 특수부대원들의 사고로 인하여 폭발전문가인 하정우가 추가 지원 없이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는 것도 딱히 납득이 가지 않고, 배수지가 하정우의 배우자 역으로 나와서 신파극 비슷하게 감정을 유도하려는듯 하지만 딱이 감정이입은 되지 않는 역할이었다.
해당 역이 아예 없었어도 영화의 흐름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을 것 같은, 한국식 신파 분위기 역할 배정으로 보여져 오히려 이젠 식상한 느낌마저 있었다.(예쁜건 전혀 식상하지 않았음)
마동석은 화산 및 지진 관련 연구를 하던 박사(물리분야 아님)로 나오는데, 관객이 흔히 상상할 수 있는 마동석의 거친 이미지와는 정 반대의 역할을 맡은 것은 신선했지만, 영화 초반의 그 신선함을 끝으로 기대했던 반전 매력 등을 어필하거나 보여줄 요소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또 이병헌은 나름 캐릭터를 잘 잡았는지, 식상하게 전개되던 영화 안에서 본인만의 연기를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 잡으며 늘어진 영화의 템포를 조금씩 띄워주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백두산 폭발이라는 주제를 영화의 핵심 소재로 가져왔고, 그 문제 해결을 위해 북쪽의 숨겨진 핵폭탄을 터트린다는 호기심 넘치는 요소들이 한데 모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게 전부인 것 같다.
내노라하는 대배우들의 열연으로 각 캐릭터들이 부딪히고 불타올랐지만, 스토리 라인은 종종 개연성이 부족한 듯 의문이 곳곳에 남아 영화 끝엔 아쉬움이 되었다.
두고두고 다시 보며 계속 회자될 명작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백두산이라는 소재를 가진 영화를 하나 본다는 느낌에는 차고 넘칠만한 퀄리티라고 하겠다.
일본 쪽에서는 스스로 염려하던 바를 일본침몰이라는 영화가 출시되었듯이, 우리나라에선 백두산이라는 영화가 나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한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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