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편의점. 맛폴리 밤티라미수컵을 맛보다.

 

우리 가족이 저녁 때마다 함께 모여 시청한 넷플릭스 프로그램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흑백요리사였다.

12화까지 모두 다 시청을 하고 나서도 그 여운에 젖어 틈틈히 재시청을 하고 있는 중인데, 와이프와 아들녀석이 먹어보고 싶다는 것이 있단다.

흑백요리사의 중간쯤에 진행한 패자부활전이었던 편의점 미션에서 1등을 거머쥔 밤티라미수가 CU편의점에서 출시를 했다는 것이다.

화면에서 이 밤티라미수를 맛본 두 심사위원들이 '호텔의 고급 디저트 같다', '편의점 재료가 좋네'라는 등의 극찬을 하던 메뉴였던지라 무슨 맛일지 정말 궁금했었다.

그런데 그게 편의점에 출시를 했다니, 우리도 한번 맛 좀 봐보자는 것이었다.

 

1차로 cu편의점에 나왔던 물량은 진즉에 소진되고 없었고, 2차로 입고된다는 날짜에 맞춰서 주변 편의점들의 재고를 조회해 보았다.

집 근처 cu 편의점이나, 근무지 근처까지 모든 지점에 딱 3개씩 입고가 된 것을 편의점 어플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저녁에 퇴근해서 집 앞 편의점을 들렸다가는 재고가 없을 것만 같아서, 점심시간에 잠깐 근거리 편의점에 외출을 다녀왔다.

그렇게 확보한 맛폴리 밤티라미수컵 3개.

개당 4900원이라는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기회가 생각하고 모두 구입하였다.

 

개봉한 밤티라미수는 위쪽으로 초콜릿과 견과류 등이 얇은 층을 이루어 뿌려져 있고, 그 아래로는 크림층이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크림층 가운데와 가장 아래에는 과육이 보이는 수준의 밤 스프레드가 위치해 있었다.

위층의 크림과 초코 견과류 등을 맛볼때에는 보통 티라미수와 별반 차이가 없었는데, 중간층에서 처음 만나는 밤 스프레드와 함께 더해지는 순간, 전체적인 맛이 다르다고 느껴졌다.

평범했던 티라미수에 매우 낮게 깔리는 묵직하고 부드러운 고소함이 추가되는데, 먹다보면 끝에서야 밤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분명 끝에서는 내가 아는 밤의 맛과 향인데, 티라미수에 섞여 들어오는 초중반에는 마치 알지 못하는 다른 식재료 같은 부드러운 고소함이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맛있고, 카페 등에서 판매를 한다면 조각 케익 대신 사먹을 의향도 충분히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맛과 향이 흑백요리사에서 그렇게까지 극찬을 할 수준인가?' 생각해보면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다.

'대량 생산으로 인한 품질 저하인가' 싶다가도, '원래 넷플릭스 경연에서도 편의점 재료로만 만든 디저트였지 않았나?' 라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아니면 미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 혓바닥이 문제일 수도 있고 말이다.

조금은 납득되지 않은 아쉬움이 남긴했지만, 이 맛폴리 밤티라미수는 맛있었고, 우리 가족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해 보았던 재미난 디저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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