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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영화 파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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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녀석과 함께 슈퍼 마리오를 본 이후로 영화관에서 오랜만에 영화를 관람한 것 같다.

아들놈 맡겨두고 와이프와 둘이서 남사시럽게 영화를 보고 왔다.

이번에 관람한 영화는 한참 이슈몰이 중인 파묘.

한국식 오컬트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영화였다.

세세하게 따지면 동양의 풍수지리, 일본의 다이묘와 음양사, 한국식 묘와 굿, 일제강점기의 쇠말뚝과 관련된 역사 등등

우리나라의 토속신앙과 역사를 중심으로 주변국들의 요소들이 조금씩 버무려진 오컬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중반쯤에서 '저게 왜 저기서 튀어나와?'라며 뜬금없는 소재의 등장에 영화의 몰입감을 떨어트리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었다.

특히나 과학기술이 범람하는 현대에서 점차 사그러들지만 가늘게 명맥을 이어가는 토속신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마치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현실감을 느끼게 해주었으나, 갑자기 도깨비불과 정령화한 다이묘가 튀어나오면서 차분히 쌓아온 짙은 현실감과 몰임감을 깨버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상상을 기반으로 한 영화의 스토리 라인에 이정도의 배경과 장치들은 또 납득 가능한 범주의 있을 법한 이야기라 할 수도 있겠다.

스토리 라인의 급발진을 빼놓고 보면, 그 긴 영화 시간 내내 한눈 팔지 못하게 하는 긴장감만큼은 진짜였다.

영화가 마무리 되면서 벌써 끝났나 싶었으니 영화 내내 시선을 놓치지 않고 끌여들였다는 것인데, 급작스런 사건 전개들로 쉴 틈이 없었다.

영화 시청이 끝나면서 정리할 수 있는 소감은 정말 신선하고 긴장감 넘치는 영화로써 무척이나 재미있다는 것이다.

재관람하거나 타인에게 추천할 수 있는 수준의 높은 만족감인데, 이상하게도 그 끝에 미묘한 감정이 따라붙는다.

정말 맛있는 라면을 먹었는데, 쌀국수면이었다던가.

또 먹고 싶을정도로 만족스러운 햄버거인데 바게트 빵으로 만들어졌다던가.

언어로 어떻게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불편함이 뒤따라왔다.

이 작은 감정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등장한 소재의 껄끄러움?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한국식 오컬트의 생소함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래. 이런 한국 문화의 밑바탕부터 긁어올리는 영화들이 자주 만들어지면, 이러한 감정 또한 자연스래 사그라들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이런 한국식 오컬트를 다룬 스토리들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퇴마록을 최고로 생각하는데, 이 영화도 그에 크게 뒤지지 않는 느낌이다.

토속 신앙과 국내의 역사가 버무려지는 한국식 오컬트, 내심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한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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