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

그래픽 노벨. 체셔 크로싱(앤디 위어)를 읽다

반응형

 

얼마 전에 앤디위어의 우주SF 소설 시리즈 중 하나인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었었다.

그 책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앤디 위어의 책을 더 찾아보던 중 눈길을 끄는 책을 하나 보게 되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보이는 체셔 크로싱이 그것이었다.

어렵고 위험한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특유의 유쾌한 문체로 표현해내는 앤디위어의 그래픽 노블이란다.

소설책을 써내는 작가의 그래픽 노블이라니.

간단히 말해 만화책이 아닌가.

첫 인상은 과연?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도서 소개글을 빠르게 읽어보고선 흥미가 일었다.

웬디(피터팬), 앨리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도로시(오즈의 마법사)가 각자 다른 세상을 모험하고 나서 현실 세상으로 돌아왔고, 현실에서 어른들에게 정신병 진단을 받고 치료소를 전전하던 중 만나게 되어 새로운 모험에 얽히게 된다는 것이다.

딱 내 취향이다.

기존에 쓰여진 소설이나 신화, 민담 등을 새롭게 해석하고 엮어서 콜라보 시키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를 각색한 갓오브워 게임 시리즈를 최애 게임으로 뽑는 것이고, 한국의 신화와 민담, 역사를 한꺼번에 엮어낸 퇴마록을 내심 최고로 여기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체셔 크로싱이란 책에서 유명한 동화 3종을 엮어낸다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 책에서는 웬디와 앨리스, 도로시의 각 원작 내용에 맞춘 개별 능력들과 요소들을 적절히 섞어서 상황에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앤디위어의 기존 작품들인 마션과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그렇듯이 시기적절하고 명석하게 한걸음씩 난관을 해쳐나간다.

그러나 주인공이 각각 1명이었던 마션과 프로젝트 헤일메리와는 달리, 체셔 크로싱에서는 성격과 가진 능력이 모두 다른 주인공이 3명이나 나온다.

소설책이 아닌 그래픽 노블의 짧은 분량 안에서 각 캐릭터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사건에 휘말리고, 엮이며, 섞이기까지 한다.

거의 휘몰아치는 격에 가깝다.

빠른 전개와 시기적절한 난관 해결은 기존 작품들처럼 잘 맞아떨어졌지만, 너무 템포가 빨라서인지 특유의 그 유쾌함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스토리 전개 방식은 앤디 위어의 방식이 맞지만, 특유의 유쾌함이 묻어나는 문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설책이라기 보다는 줄거리 요약이나 책을 쓰기위한 아이디어 흐름에 가까운 것을 만화로 만들어 놓은 느낌이다.

이 그래픽 노블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드는 감상은 '아쉽다.'였다.

지극히 내 취향의 콜라보 스토리인데!!!

피터팬오즈의 마법사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한데 엮었는데!!!

이 훌륭하고 흥미로운 소재를 본편은 보지 못하고, 요약본 광고만 본 느낌이다.

아쉽다.

너무 아쉬운 소재이며,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