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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퀘스트: 유어 스토리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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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던 차에 넷플릭스의 추천 목록을 살펴보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볼거리는 많지만 딱히 끌리는 것은 없는 넷플릭스의 추천 목록을 뒤적거리던 중에 한 가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위 스크린샷의 드래곤 퀘스트: 유어 스토리.

일본의 유명 rpg 게임 시리즈인 드래곤 퀘스트를 애니메이션으로 영화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지막 결말 부분이 크게 논란이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 작품이었다.

드래곤 퀘스트의 최근 게임들을 장바구니에만 담아두고 플레이 해보질 않은터라, 논란으로 불타오르던 이 영화도 나의 관심을 크게 끌진 못하고 잊혀졌었다.

시간이 지나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내 추천 목록에까지 올라와 과거의 그 잊힌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마침 심심하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서 바로 재생을 눌러 보았다.

초반과 중반을 지나 결말에 가까워질 때까지도 일본 rpg 특유의 모험과 탐험과 관련된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뻔히 보이는 스토리 진행에 흥미롭진 않지만, 전형적이기에 또 잘 먹히는 부분이 있는 킬링타임용 애니메이션 영화로 손색이 없다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영화의 결말이자 클라이막스에 올랐을 때, 어느덧 까먹고 있었던 논란의 장면이 갑작스래 나타났다.

한 계단씩 쌓아올린 위기와 극복, 모험 같은 모든 요소들을 포함한 이 모든 것이 단순히 유흥을 위한 게임 속 세상이라는 것이다.

이젠 이런 게임 세상에서 놀지 말고 어른이 되어 현실을 살라고 말하는 악역의 대사에, "굳이 지금 이 타이밍에 이런 대사를?" 이란 생각이 들었다.

1시간 넘는 시간동안 쌓아온 스토리 라인을 반전을 통해 뒤집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판을 뒤엎어 부정하는 느낌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몇년 전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그 논란들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반전도 아닌 어처구니 없는 파탄이 아닌가 싶어서 어이가 없었는데, 몇분 더 시청하며 결말까지 이어서 보니 그러한 부정적인 감각은 많이 누그러졌다.

주인공의 감정과 생각은 위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게임인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자신의 경험이고 실재이며, 어린시절 추억들의 연장선상이라는 것으로 끝맺는다.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굳이 이런 게임 속 세상을 현실과 엮어냈어야만 했나 싶긴 한데, 논란이 되었던 부분은 마지막 결론으로 대충 수습을 하여 덮어 놓았다는 느낌은 받았다.

어설프게나마 논란이 되는 장면을 덮어놓고 있어서, 마지막에 가서는 영화 전체를 뒤엎을만한 불편한 감정이 상당히 수습되는 것 같다.

다만 영화의 끝부분에 와서 끼얹은 거대한 부정적 감정이 많이 희석 되었다는 느낌이지, 긍정적인 결말과 감정으로 반전되는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그 덕분에 영화가 끝난 후의 감정은 커다란 똥을 마주한 후 나름 신경쓰이지 않을 수준으로 잘 치운듯한 느낌이다.

영화를 잘 봤다는, 재미있게 보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좋은 영화라고 한다면 결코 이러한 말이 나오진 않을 수준이다.

이 모든 것이 영화 마지막의 딱 몇분만에 일어난 감상이니, 어떻게 생각하면 참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다.

1시간 넘게 쌓아온 좋은 감상에 대한 기억을 고작 5분만에 제로 베이스로 되돌렸으니 말이다.

논란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싶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