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번째 수제 오븐 베이컨을 만들다

 

맨날 다이어트를 한다고 밥을 잘 먹지않던 와이프에게서 먹는 것 관련 퀘스트가 들어왔다.

와이프: "베이컨을 만들어라!!"

듣고보니 베이컨을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둔 기억이 가물거리고, 마지막 베이컨을 빼먹은지 오래된 것 같기는 했다.

2023.02.13 - [먹부림] - 오븐으로 수제 베이컨 만들다

예전에 작성했던 글을 찾아보니, 베이컨을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것이 올해 초였다.

오래 되었다 싶기도 해서 바로 베이컨 재료를 주문했다.

 

냉동 삼겹살 원육 4.7kg짜리를 42,000원에 주문해서 받았다.

단단하게 얼어있는 삼겹살 원육을 냉장실에서 4일에 거쳐 천천히 해동해 주었다.

전체적으로 너덜거리는 근막과 과도한 지방 덩어리를을 제거를 해준 후, 손끝의 감각을 사용하여 원육 안에 숨어있는 물렁뼈들을 찾아내 제거해 주었다.
 

핏물과 이물질 등을 씻어낸 후 염지를 위한 편리한 크기인 두 덩이로 분리를 해 두었다.

대충이나마 물기를 닦아내고, 물기가 빠지는 동안 염지액을 만들었다.

원육의 중량 대비 소금 1%, 설탕 1%, 후추 1%, 피클링 스파이스 0.7%, 피클링 솔트 0.15% 정도로 계량하였다.

원육이 4.7kg이니 소금이 47g, 설탕이 47g, 후추 47g, 피클링 스파이스 30g, 피클링 솔트 6g이 되었다.

 

대형 지퍼백에 삼겹살을 한 덩어리씩 넣어두고, 위에서 만든 염지액을 절반씩 부은 후 잘 주물러 주었다.

염지액이 잘 섞이지 않을까 싶어서 물을 조금 부어서 섞어 주었더니, 왠지 조금 묽어진 느낌이지만 되돌릴 방법은 없으니 그대로 진행한다.

염지액에 담근 후 냉장실로 되돌아가 7일동안 염지를 시키는데, 골고루 염지가 잘 될 수 있도록 하루에 한번씩 뒤짚어 주었다.

 

7일동안의 염지가 완료되면, 흐르는 물에 염지액과 피클링 스파이스를 전부 다 털어낸다.

물기를 닦아낸 삼겹살 원육의 지방 부분이 위로 올라오게 놓아두고서, 후추를 빼곡히 뿌려서 덮는다.

13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삼겹살 내부 온도가 68도가 될때까지 천천히 익혀준다.

 

집에 있는 sk 오븐으로는 목표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1시간 40분가량 소요되었다.

윗면의 거뭇한 것들은 탄 것 처럼 보이긴 하지만, 사실은 듬뿍 뿌려놓은 후추 가루들이다.

이렇게 보면 많아 보이지만, 베이컨을 얇게 자르면 사실상 한조각 당 후추 양은 그리 많지 않은 수준이다.

 

68도에 도달한 베이컨을 빠르게 지퍼백에 담아 밀봉한 후, 냉수에 담궈 온도를 빠르게 내려준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온도를 빠르게 지나치기 위한 방법이란다.

어느 정도까지 식은 베이컨을 다시 냉장고에 넣어 하루 정도 굳혀준다.

지금 상태로는 말캉 거려서 얇게 썰기 어려운데, 하루정도 단단히 굳혀주면 뭉그러지지 않고 얇게 썰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다음 날 단단히 굳은 베이컨을 나름 집중하여 균일하게 썰어냈다.

푸드 슬라이서라도 있으면 더 얇고 예쁘게 썰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수제 베이컨은 조금 두꺼운 것이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삼겹살 원육 4.7kg을 베이컨으로 만들고 진공포장까지 해 놓으니 총 10팩이 만들어졌다.

아들 녀석이 전보다 더 잘 먹기 시작하니, 한팩에 베이컨 4줄씩이나 넣어 주었다.

1팩은 포장하기도 전에 아들 녀석의 입속으로 들어가버렸다.

근 반년만에 먹는 수제 베이컨이라 그런지 너무 맛있다는 말을 자꾸 내뱉으며 잘도 먹어준다.

거의 2주에 걸쳐서 베이컨을 열심히 만들었는데, 아들 녀석이 잘 먹어주니 보람찬데, 고작 10팩에 불과하니 좀 기운이 빠진다.

다음에는 삼겹살 원육을 2개씩은 사서, 한번에 더 대량으로 만들어야겠다.(10팩은 너무 조금이야.)

 

 

미트홀 냉동 삼겹살 원육 1판 5kg

내츄럴스파이스 피클링 스파이스, 200g, 1개

피클링솔트 1Kg

대상 청정원 천일염 가는소금, 280g, 1개

청정원 유기농 황설탕, 1kg, 1개

오뚜기 향이생생한 직접갈아먹는 통후추, 50g,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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