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군데군데 흘러가지만 전체적으로 찌는듯이 덥고, 햇볕이 뜨겁던 여름날.
산 중턱에 위치한 공원 주차장에서 아들 녀석과 비누방울 놀이를 하며 놀던 중, 아들이 소리쳤다.
"여기 뭐 있다!!"(무엇인가 찾기는 했지만, 뭔지는 잘 모르는 아들...)
애벌래나 한마리 찾았나 싶어서 다가가보니 조그만 도마뱀 같았다.
까맣고 조그만 도마뱀.
'그런데 이 녀석 느리네?'
'이미 도망가고 눈앞에서 사라졌어야 될 녀석이 천천히 도망가네?'
손으로 잡아 살며시 들어보니 도마뱀이 아닌듯하다.
마치 개구리처럼 전체적으로 촉촉하고 끈적이는 피부에, 뭉퉁하다 못해 넓적한 꼬리를 보아하니 도마뱀이 아닌 도롱룡이란 이름이 언듯 떠오른다.
도롱룡이란 가정하에 이 무더운 날씨에, 뜨거운 햇볕을 쬐며, 불타는듯한 아스팔트 주차장에서는 이녀석이 오래 살지 못할듯 싶었다.
이 녀석을 살려주려면 차가운 물가를 찾아야 할텐데 근처에 계곡도 없는 이곳에서 도대체 어디서 왔나 싶었는데, 주차장 옆에 위치한 공원 내에 습지가 조그맣게 조성이 되어 있었다.
딱보니 저 조그만 습지에서 뛰쳐나와선 헤매이고 있구나 싶어서, 얼른 손으로 감싸 습지에 풀어주고자 하였다. 근데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 위에선 느리적 움직이던 녀석이 어찌하여 내 손바닥 위에선 그리도 빠르고 손가락 사이를 잘도 빠져 나오는 것인가.
언듯 기억나기로는 '도롱룡은 사람의 체온에도 화상을 입을 수 있어서 손으로 잡지도 말라'는 근거 없는 기억이 생각나 더 빠져 나오기 전에 습지까지 바쁘게 달렸다.
그리고선 던졌다.
영상에서는 잔디밭에 던진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풀이 많이 우거진 습지에 휙! 풀어주었다.
뜨거운 햇볕에서 너무 오래 기어다녀서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하는데, 너무 늦지 않았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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