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느즈막히 캠핑카 시동을 걸었다.
주말동안 집안에서만 할 거리가 없기도 하거니와, 가을로 접어든 날씨가 너무 아쉬운 탓이었다.
그런데 모두들 비슷한 생각을 했나보다.
한 시간쯤을 달려 도착한 보성에는 미리 점찍어둔 장소 곳곳마다 사람들이 넘쳐났다.
율포 해수욕장에도, 그 옆 조그만 해변에도, 마을앞 솔밭에도...
어쩜 이리 다들 나와 생각이 비슷한지 놀라울 따름이었는데, 헤매이고 헤매어 도착한 곳은 보성에서 장흥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수문 해수욕장 옆 수문항 주차장이었다.
전남 장흥 수문항 주차장
화장실(x) 개수대(x) 분리수거(x)
카페(o) 낚시(o) 버스주차(o)
출발도 늦은데다, 오랜 시간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헤매인 탓에 금새 해질녘이 되고 말았다.
주변에 가로등이 여럿 켜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심에서 먼 덕분인지 별이 많이 보였다.
사진과 같이 캠핑카 바로 앞에 앉아 가느다란 달과 금성을 나란히 확인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해가 진 이후에야 늦게 준비하여 해결한 저녁식사 내내 달과 금성뿐만 아니라 머리위의 수많은 별들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은하수까지는 뚜렷하게 확인하진 못했지만, 많은 별들을 눈에만 담아둬야한다니 아쉽기만 했다.
그리고 이런 내 마음은 우리 아들도 매한가지인지, 자꾸만 스마트폰과 패드의 카메라로 연신 하늘을 찍어보지만 별이 사진에 보이질 않는다고 답답한 하소연을 계속 되풀이한다.
아이폰 11부터는 야간모드를 이용하여 은하수나 별 사진을 찍을수 있다던데, 안타깝게도 와이프와 나의 휴대폰은 아이폰X이다.
와이프가 휴대폰 바꾸고 싶다고 언뜻 말을 할때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별사진과 은하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에 왠지 모르게 내 귀가 솔깃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역시나 우리 아드님께서 1등으로 새벽 같이 기상해 주시고, 이에 끌려나온 나는 취미에도 없는 아침 산책을 하고 있다.
아침 놀이 및 식사준비를 위해서 테이블과 의자 등을 다시 세팅하고, 식사 준비 시간동안 아들은 미리 조립해둔 콘덴서 비행기를 연신 날리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너무 멀리 날아가버리거나, 물에 빠지면 어쩌지? 라는 염려를 잠시 하였으나,
비행기처럼 생겼지만 바닥을 연신 긁으며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이 녀석에게, 아들은 '자동차'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멀리 날아가버리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하늘을 잘 날지 않는 모습을 보니 또 속상하기도 하다. ㅎㅎ
점심 시간쯤을 목표로 수문항을 출발하여 장흥읍 탐진강변에 위치한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왕례가 많은 장흥토요시장을 한번 구경한 뒤 인근 식육식당에서 소고기와 키조개 관자로 이어지는 장흥삼합을 맛보았다.
입 짧은 아들 녀석은 처음 먹어보는 키조개 관자가 입맛에 맞는지, 한조각도 빼놓지 않고 공기밥에 전부 다 해치우셨다.
한때 장흥읍과 탐진강변, 그리고 그 주변의 수변공원의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이곳 장흥에 자리를 잡을까 생각했던 때도 있었더랬다.
다른 곳에 터를 잡고 아들을 키우면서 장흥을 찾을 일이 없었는데, 어느덧 아들과 함께 바깥 놀이 겸 여행을 다니고, 예전 추억이 남은 장소에 다시금 오는 것이 퍽 흥겨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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