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양서파충류생태공원 & 자연생태공원 관람하다

 

집으로 귀갓길에 아들 녀석이 때를 쓴다.

집에 들어가기 싫다며 더 놀다 가자고 말이다.

딱히 어딜 가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던 차에 길 한편으로 거대한 뱀 모양 건물이 눈에 띈다.

안내 표지판을 살펴보니 함평 양서 파충류 생태공원.

양서류나 파충류 등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아들이지만, 최근 포켓몬 마스터가 되기 위한 길을 걸으며 포켓몬의 영문 표기명까지 외우기 시작한 아드님이셨다.

공교롭게도 아들이 좋아하는 포켓몬인 파이리의 영문명이 charmander.

도롱뇽을 뜻하는 살라맨더의 변형된 이름인 것이다.

이 사소하고 작아서 놓치기 쉬운 연결고리를 붙잡아 아들 녀석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 냈다.

도마뱀이랑 뱀, 거북이 보러 가자!!

 

입장료는 어른 5천원, 어린이 25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특히나 이 입장권 하나로 양서파충류 생태공원과 언덕 하나 너무에 위치한 자연생태공원까지 모두 입장이 가능하니 충분히 저렴하다 할 수 있겠다.

 

양서파충류 생태공원의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길을 달리며 멀리서 보았던 거대한 뱀 모양의 건물이 우리를 반겨준다.

이곳이 바로 양서류와 파충류들이 모여 있는 전시관으로 꽤나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만 움직임이 적은 녀석들이다 보니, 그 작은 전시 공간 안에서도 숨은 그림 찾기를 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도 눈도 깜빡이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잠을 자고 있는 동물들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아들 녀석은 이름표에 명시된 영문명들을 확인하며 살라맨더가 나올 때마다 신나 했으며, 나중에는 순수히 관람 자체를 즐거워 했다.

 

뱀 모양의 전시관을 나오면 조그만 영역의 거북관, 악어&아나콘다관을 볼 수 있다.

악어는 단 한마리 뿐이고, 아나콘다는 무척이나 커 보였으나 다른 뱀들과 마찬가지로 구석에 웅크리고 박혀서 움직이지 않는터라 그 위용을 실감하긴 어려웠다.

오히려 아들 녀석이 좋아했던 것은 조그만 울타리 안에 펼쳐진 거북관이었는데, 최근 같이 시청한 쿵푸팬더에 나오는 우그웨이 대사부와 똑같이 생겼다며 무척이나 반가워 했다.

 

이후로는 시간이 남아서 추가로 방문한 자연생태공원인데, 입구까지 상당히 멀어서 무조건 차를 타고 이동해야만 할 것 같다.

찌는듯이 무더운 날씨에 넓은 공원을 걷자니 땀이 쏟아지는 듯 했는데, 중간에 위치한 어린이 과학관의 에어컨이 무척이나 시원했다.

키즈카페에서도 많이 보이는 빔프로젝터를 활용한 공놀이를 어찌나 신나게 계속 이어 가던지.

 

자연생태공원 끝자락에서 만난 바닥 분수는 아이들의 물놀이장이 되어 더위를 잊게 해 주었다.

그리고 뜬금없이 위치한 반달가슴곰 관람장.

이게 여기 왜 있는지 도통 이해하긴 어렵지만, 무더운 날씨에 곰들이 모두 벌러덩 누워 낮잠 자는 모습만 확인할 수 있었다.

 

보도블럭에 있는 개미들도 괴롭혀보고, 그늘 가득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녹조 가득한 호수와 그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마주치게 된다.

괜시리 무더운 날씨에 다리 끝까지 가 보았다가 아무도 없는 외딴 호수 속 섬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만 구경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날씨 때문에 미끄럼틀도 뜨끈뜨끈.

 

돌아오는 길에 우리 가족들의 뱃살도 체크해 보고, 곳곳에 놓인 트릭아트들도 한번씩은 포즈를 잡아주었다.

아들 녀석이 조금 컷다고 이런저런 체험거리를 꽤나 긴 시간동안 집중력 있게 즐겨주는 것 같다.

이젠 이런 체험이나 축제들도 찾아다니기에 괜찮을듯하다.

다만 날씨가 조금 시원해지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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