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 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와이프와 해남의 땅끝에 놀러 왔었다.
땅끝 탑을 보러 오면서 이곳에 있는 밥집을 한 곳 들려 식사를 했었는데, 바로 전라도 가정식 백반이었다.
식당 이름치고는 이상한데 '전라도 가정식 백반'이 식당의 상호가 맞다.
인터넷에서 그렇게 검색도 되고 말이다.
하지만 위의 사진과 같이 간판이 위와 같은 이름으로 보이질 않는다.
덩그러니 밥집이라고 간략히 적혀 있을뿐인 이곳에, 8년전쯤 와이프와 연애하던 시절에 맛있는 식사를 했던 추억 하나 남겼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훌쩍 흘러 아들 녀석이 하나 추가된 인원으로 이 식당을 다시 방문했다.
백반집 치고는 메뉴가 여럿 있었으나, 아들이 먹기에 만만한 것은 고등어 구이뿐이었다.
고등어 구이 2인만 시키기엔 아쉬워 매생이 국을 하나 더 추가하였다.
겨울이면 종종 먹던 매생이 국이지만 요 몇년 동안은 어쩐지 통 먹을 기회가 없었기에, 마침 메뉴판을 보고서 기회다 싶었다.
백반 치고는 가격이 조금 쎈 만큼, 고등어도 큼직한 녀석으로 구워져 나왔다.
바짝 구워진 고등어는 담백하다기보단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두번째로 나만 먹게될 것으로 예상한 내 음식, 매생이국이다.
특별한 소스나 맛을 내지 않는 재료 본연의 맛으로 먹는 매생이국인지라 상상하던 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예상보다 향긋했고, 깔끔했으며, 한가지 즐거움이 숨겨져 있었다.
바로 사진에서도 언듯 보이는데, 큼지막한 굴이 잔뜩 들어있었다.
매생이나 굴이나 제철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조금씩 서늘한 바람이 느껴지는 시기에 뜨거운 매생이국과 굴을 함께 먹으니 정말로 한겨울에 따뜻한 식사를 하는듯한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를 누리고 있었는데, 식사에 만족을 표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만족을 표한 그 두번째 인물은 바로 내 아들 녀석.
입이 짧아 항상 걱정을 안겨주는 아들이 '너무 맛있다'며 고등어 구이와 함께 밥을 무척이나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아닌가.
어른 밥공기 하나를 고등어 한마리의 살점 대부분과 함께 혼자서 뚝딱 해치우셨다.
와이프와 나의 추억 찾기에 가까운 식당 방문이었는데, 아들 녀석이 이렇게 잘 먹어주니 뜻하지 않은 만족감이 느껴진다.
이젠 이곳 전라도 가정식 백반은 와이프와 나의 추억이 아닌, 아들까지 포함한 우리 가족의 추억 맛집이 되었다.
또 얼마간의 시일이 흘러 오늘의 식사가 추억이 될 쯤에 다시금 함께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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