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에 오랜만에 방문하였다.
사실 광주에서 오기에도 그닥 가깝지 못하기에 특별히 목적을 가지지 않고선 오기 힘든 곳이긴하다.
이번 주말의 일기 예보에서 거친 바람이 그나마 덜한 장소를 찾다가 해남까지 오게 된 것인데, 이곳에 마침 예전에 한번 봐두었던 땅끝해양자연사 박물관이 뇌리에 떠올랐다.
땅끝 전망대에서도 잘 내다보이는 이 박물관은 무척이나 특색있게 생겼다.
박물관 입구는 거대한 상어의 입으로 꾸며져 있고, 낙지인지 문어인지 한마리의 두족류 한마리가 박물관의 지붕에서 꾸물거리고 있다.
이렇게 특이하게 건물을 꾸며놓으니 멀리서도 한눈에 찾지 못할 수가 없다.
이름 그대로 해양자연사 박물관인만큼, 입구에서 부터 열대어 사이에서 상어 입속을 구경할 수 있는 포토스팟이 마련되어 있다.
의외로 겁이 많은 아들녀석은 한사코 사진 찍기를 거부하고 냉큼 도망가 버렸지만 말이다.
이 박물관의 관람은 화석으로부터 시작된다.
공룡 화석이 아닌 바다와 수중생물과 관련된 다양한 화석부터 관람이 시작되는데, 공룡이나 화석 등에 아직 관심이 없는 아들에게는 그저 신기하게 생긴 조개와 소라 껍데기로만 보이는 듯하다.
그 뒤로 쭉 이어가면 실제 갑각류와 어류들의 모형과 표본들이 무척이나 많이 전시되어 있다.
아들 녀석이 올해 캠핑을 다니면서 조그만 게들을 여럿 잡았던지라, 특색있게 생긴 다양한 게들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작은 표본들은 위의 사진과 같이 가까이에서, 돋보기까지 동원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구비도 되어 있었다.
그래봐야 아들에겐 눈에도 보이지 않는 조개 껍데기의 크기가 조금씩 다 다르다는 것에만 집중했지만 말이다.
한참을 그렇게 다양한 해양 표본들을 구경하다가 넓은 공간 한복판에 전시되어 있는 거대한 녀석을 마주하게 되었다.
바로 대왕고래의 실제 골격이었다.
이곳에 전시된 대왕고래의 골격은 25m 길이에, 그 무게만 3톤에 달한다고 한다.
이 거대한 생명체의 흔적과 마주친 먹먹한 느낌을 담아가보고자 사진을 여럿 찍어 보았으나, 한눈에 다 보이지도 않는 물체를 사진에 온전히 담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그래서 아들 녀석과 기념 사진만 여러번 찍어서 남겼다.
정말로 거대한데, 실제 살아 있는 고래라고 상상하며 떠올려보는 부피감과 존재감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 정말 아쉬울 따름이었다.
대왕고래 골격의 옆에 왠 기둥이 세워져 있나 싶었더니, 대왕고래의 아랫턱뼈란다.
쉽게 말하면 아들과 내가 두팔 벌려보아도 대왕고래의 한입에 쏙 들어가고도 한참이나 공간이 남는다는 것.
정말로 거대한 생물이 세상에 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대왕고래 이후로는 고래상어, 백상아리를 포함한 다양한 어종들의 표본을 한데모아 넓은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평소에 보기 어려운 커다란 상어를 포함한 다양한 어류들의 표본들을 다양한 방향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전시 공간 중간마다 위와 같이 특색있는 형태와 색상으로 포토스팟도 마련되어 있었고 말이다.
마지막 전시실은 뜬금없이 해양과는 딱히 관련이 없는 육상 동물들의 박제들이 한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나름 신기하게 보긴 했는데, 전체 전시 주제에서 벗어난듯한 느낌이라 오히려 이 전까지의 감동이 퇴색되는 느낌이었다.
전시실 중앙의 모래를 이용한 게임은 아들 녀석이 푹~ 빠져들어 재미나게 했지만, 게임 센서의 문제인지 게임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것 또한 아쉬운 점이었다.
전시 공간은 여타 박물관에 비해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정된 분야와 주제에 충실한 박물관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이 박물관은 대왕고래의 전체 골격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만으로도 방문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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