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tv 광고에서 잠깐 봤던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눈에 띄었다.
외계인과 관련된 분위기의 호기심이 생기는 영화 예고편이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봐야겠다 마음만 먹고서 잊어버렸던 영화였다.
신비하고 공교롭게도 내 넷플릭스 추천 영상 중에 이 영화가 있었고, 잊어버린 내 호기심이 되살아났다.
예고편 영상에서는 워킹데드에 나왔던 스티븐 연이 이 영화의 등장인물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의 중심인 주연, 혹은 그에 버금가는 무게를 가질 것처럼 예고편이 만들어져있다.
헌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껴지는 생각은, 스티븐 연이 맡은 캐릭터를 다른 무명의 배우가 맡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스티븐 연의 연기가 나쁘거나 모자르다는 말이 아니라, 아예 저 캐릭터 자체를 영화에서 통채로 삭제해버려도 스토리 상에 전혀 문제가 없겠다는 느낌이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몇번 얼굴을 비추지 않은 캐릭터에 유명한 배우를 앉혀 놓고서, 심지어 그 캐릭터의 어릴 적 사고 경험까지 시간을 할애하여 캐릭터의 비중은 높여주었지만 '굳이 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본래의 스토리에서 앞뒤로 잘려나가고 각색되어 붕 떠버린 것인지, 겉돌며 불필요해 보이는 캐릭터가 바로 저 캐릭터였다.
뭐 영화를 깊게 파악하고 의미를 찾는 전문가나 평론가들의 눈에는 저 캐릭터가 달리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한낱 유흥으로 영화를 찾는 나에겐 주인공들이 써 내려가는 스토리라인에서 조그만 접점 밖에 가지지 못한 저 캐릭터에 영화의 상당 시간을 소모할 필요가 과연 있었는지가 의문일뿐이다.
뭐 유명한 배우라도 상황이나 시나리오에 따라서 비중이 낮은 배역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예고편에서는 스티븐 연이 주인공인것인 양 착각하게 만들어 두었다는 것이다.
홍보로 사용한 광고영상과 받아 본 제품이 너무 달랐을 때 느껴지는 어이없음이 내 심정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싶다.
위의 어이없는 부분을 제외하면 여타 많은 넷플릭스 영화와 비슷한 A~B급 영화 정도 수준이다.
고민이나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시청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정도의 수준말이다.
다만 소재 자체는 참신했다.
외계인, 외계 생명체, 우주선 등의 개념들은 보통 막연하게나마 인류보다 고등의 생명체 혹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상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의 시작 아이디어는 바로 그 선입견을 뒤집은데 있었던 것 같다.
이 영화에 나오는 외계 생명체는 형태와 작동방식은 무척이나 다르지만 지구상의 여느 생명체와 같이 섭식하고 본능을 가진 짐승과 같다고 묘사를 하고 있다.
구름 속에 자신의 거대한 몸을 가리고 은닉하며, 살아있는 생명체를 섭식하고, 방해가 되는 요소에는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는 생명체로 묘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뒤로는 몇 가지 상상력과 설정들을 합쳐서 어찌어찌 무찔러낸다는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이 이어진다.
넷플릭스 자체 제작 영화들의 아쉬움이 전형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영화의 토대가 되는 아이디어는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흥미롭고 신기한 생각들로 반짝인다.
그래서 그러한 영화의 핵심 아이디어를 주로 소개하고 엿볼 수 있는 넷플릭스의 광고 영상들은, 나의 눈길과 호기심을 가득 끌어 당긴다.
하지만 이런 대부분의 영화들은 핵심 소재들만 신선하고 독특할 뿐, 이후에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 방식은 여타 다른 영화들과 다를바 없는 식상한 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눈으로 보기엔 참으로 신기하고 그 맛이 궁금해지는 음식인데, 막상 크게 기대하고 먹어보니 내가 아는 바로 그 맛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영화들을 대작이나 명작으로 평가하며 추천하질 못하는 것일터다.
이번에 시청한 영와 놉NOPE은 스토리라인의 배역에 대한 의문과 함께, 호기심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초반 이후로 끌고 가지 못한 점이 아쉬는 영화였다.
다만 오랜만에 시청한 외계 생명체 영화로써는 가볍게 보기엔 충분한 영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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