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증류식 소주인 화요25를 맛보고 나서 전통 방식의 소주에 관심이 생겼다.
전통주. 증류식 소주. 화요25를 마시다
최근 몇년동안 주로 맥주를 마시고, 가끔씩 막걸리 정도를 즐겼었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새로운 것에 관심이 끌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전통주였다. 국내에서 전통주 비스무리하게 판매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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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의 희석식 소주에 비해서 알콜도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넘김과 옅게 느껴지는 쌀향 등이 꽤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난 화요25를 조금씩 아껴 마시면서 다른 증류식 소주들의 맛과 향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편의점에서 이 녀석이 눈에 띄었다.
원 소주 스피릿.
그동안 이쪽 분야에 관심이 없던 나에게도 그 이름이 종종 들려오던 원소주.
내가 이녀석을 만난 것이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이제 그 유행처럼 휩쓸려온 붐이 조금 가신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지만, 냉큼 한병 집어 들었다.
정제수와 증류원액만이 들어간 24도짜리 증류식 소주.
근데 작년 11월제조이다.
유통기한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된지 7개월이 더 지난 제품인데, 이거 정말 얼마전까지 구하기 힘들었던 제품이 맞나 싶었다.
암튼 멋모르는 주린이는 큰 기대를 안고 냉큼 맛을 보았다.
그리고 놀랐다.
맛 없는데?
혹시나 잘못 보았나 싶어서 라벨을 다시금 확인했지만, 주정이 들어가지 않은게 맞다.
근데 왜 1500원짜리 초록병 소주맛이 나는 거지?
희석식 소주 특유의 역한 알콜향이 가장 특징적으로 느껴졌다.
쌀향과 막걸리 같은 구수함이 아주 미묘하게 느껴지는 것 같지만, 비슷한 가격의 제품인 화요25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아니면 내가 싫어하는 역한 알콜향이 너무 두드러지게 느껴져서, 다른 맛과 향을 잡아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다시금 맛을 보면서도 '정말 사람들이 이걸 맛있다고 막 사먹고, 품절되고 난리였다고??'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초록병 소주와 가격이 8배 차이가 나는데, 맛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 과연 이걸 마실 이유가 있을까?
내 입맛이 너무 주린이라서 그런걸까?
많은 의문 속에 조금씩 맛보며 인터넷을 살펴보았더니, 그 안에서 어느정도 이 상황을 파악할 힌트들을 볼 수 있었다.
원소주가 히트치고 주문 수량을 못따라가니, 짧은 숙성기간마저 빼버린 원소주를 스피릿이란 이름을 붙여서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고작 그 짧은 숙성기간이 무슨 큰 차이가 있겠냐 싶지만서도, 원소주를 높게 평하는 사람들이 스피릿만큼은 단종되어야할 잘못된 제품이라며 지적하는 글과 영상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 내가 운이 좋아서 편의점에서 이 원소주 스피릿을 만난게 아니었다.
맛 좋은 원소주는 다 팔리고 없고, 남들이 맛 없다고 마시지 않아 쌓여있던 원소주 스피릿을 좋다고 냉큼 사온 것이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더니, 이번엔 눈치가 없어서 입맛을 버렸다.
그냥 마시기엔 맛 없고, 버리기엔 아까운 가격이니, 뚜껑 연김에 조금 에어링 해서 나중에 마셔봐야겠다.
화요25도 거의 다 마셔가는데, 이번엔 무슨 증류식 소주를 집어와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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