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요리] 직접 잡은 꽃게로 라면을 끓이다

 

더워지고 나서는 캠핑을 잘 못 다닌터라, 오랜만에 떠나는 캠핑에 어떤 음식을 해 먹어야할지 큰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식재료들과 아들 녀석의 간식거리를 한가득 챙겨서 양손 무겁게 캠핑을 왔는데, 캠핑지에서 예상치 못한 식재료를 추가로 얻게 되었다.

그 추가 식재료인즉 바로 꽃게였다.

작년에 본격적으로 꽃게를 잡아보려고 변산 바닷가 캠핑장을 갔을 때에는 꽝을 쳤었는데, 아들과 바닷가 생태 체험을 하러 나선 해수욕장에서 꽃게를 잡게 되었다.

바닷가 물 웅덩이에서 손가락 크기의 조그만 물고기들을 잡으러 잠자리채를 챙겨갔는데, 그 웅덩이에 큼지막한 게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들이 꽃게를 찾아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내가 잠자리채를 들고 쫓아다니며 한두마리씩 잡아 모으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모래바닥 사이로 숨어버린 게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호미를 들고 바닥을 훑으며 돌아다녔고, 그 조그만 웅덩이에서 꽃게와 박하지를 포함하여 9마리나 잡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녀석들은 꽃게 라면이 되었다.

봉지 라면도 챙겨가지 않은터라, 아들녀석의 진라면 순한맛 컵라면을 네개나 투입하여 꽃게 9마리와 비중을 맞출 수 있었다.

꽃게를 넣어 우려낸 국물 덕에 아들은 라면 또한 맛있다며 많이도 먹었는데, 사실 금어기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그런지 꽃게에 살이 차 있지는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아들 녀석에게는 큼지막한 게를 눈앞에서 잡는 것이 인상 깊었던 것인지, 다음 캠핑에도 같은 장소를 가자고 주장했으니, 한번 더 기회를 노려보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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