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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넷플릭스 SF 영화. 65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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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추천 목록에 뜨던 65라는 영화를 보았다.

불시착, 선사시대, 탈출, 생존이라는 문구가 두줄에 불과한 영화 설명란에 빼곡히 들어가 있었다.

하나만 있어도 흥미로운 소재가 한가득 들어간 영화이니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는가.

영화는 우주선을 타고 지나가다가 예상치 못한 재난 상황으로 가까운 행성에 불시착하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먼 옛날의 지구였다는 것이 이 영화의 시작이다.

그러니 저 위 스크린샷에 나오는 두 인물이 지구에 사는 인류가 아니라 외계인이라는 설정이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그 외계인이 딱 인류처럼 생겼으니, 저 두명이 인류의 조상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저 외계인(인류처럼 생겼지만) 두명이 이제 선사시대의 인류와 마주치며 사건이 발생하는 것인가?

온갖 설래발과 기대감이 머릿속에서 내 상상력을 최대한 끌어다 쓰며 휘몰아쳤다.

다음 스토리 전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온갖 집중력을 동원해 영화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공룡이 튀어 나왔다.

공룡?

선사시대라고 하지 않았나?

역사시대 이전을 선사시대라고 하니, 단어의 뜻 자체로는 공룡이 살던 시기도 선사시대라고 한 것인가?

근데 선사시대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로 이어지는 인류의 역사시대 이전을 말하는 것이지 않은가.

초창기 다양한 인류와 그 부족문화가 우주여행이 가능한 최첨단 문화가 접촉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예상했더니, 공룡이란다.

하기는 초창기 원시 인류와 갈등이 생겼을 때 최첨단 무기로 쓸어버리는 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면, 요즘 같이 세상 곳곳에서 PC가 빗발치는 시대에는 크게 난리가 나서 영화 개봉 자체가 어려워질지도 모를일이다.

더군다나 이미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을 당시 최첨단 무기(총)으로 학살하고 쫓아낸데다가, 현재까지도 보호 구역에 몰아 넣어둔 역사가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이야기 전개방식일 터이다.

아니, 그럼 영화 설명란에 선사시대라고 써 놓으면 안되지.

공룡 시대라고 써야 영화를 보면서 헛된 기대를 하지 않을텐데 말이다.

공룡의 갑작스런 난입에 영화는 충격적인 반전이 이루어졌다.(내 입장에서는)

원주민이 아닌 공룡이 적대적인 배경으로 등장한 덕분에 PC 걱정없이 총과 폭탄을 시원하게 터트릴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후분에 긴장감을 더 올리기 위한 장치로 공룡 시대의 막을 내렸다고 여겨지는 혜성이 등장해 주신다.

혜성 충돌이라는 종말급 타임 리미트까지 걸린 상태로 주인공들은 나쁜 적(공룡들)을 물리치며 탈출선에 도착하고, 결국은 지구를 떠나 우주 먼 곳의 고향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외계인들은 떠나고, 공룡은 다 사라져버린 그 땅에 오랜 시간이 지나 문명이 발생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언뜻 보여주며 영화의 막이 내린다.

결국 외계인과 지구의 인류의 접점은 없었다.

고대 문명과 외계인의 접점이나, 외계인의 지구 정착지로 아틀란티스 같은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접점이 전혀 없다는 것이 놀랍다.(너무 B급 감성인가?)

인류의 탄생 이전에 외계인이 지구 다녀감!!

이게 영화의 전체 스토리라니...

내 입장에서는 공룡들을 총과 폭탄으로 무찌르는 시원한 영화였지만, 왠지모를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조금은 아쉬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