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에 있었던 독도의 날을 맞이하여 멀리 다녀왔다.
바로 울릉도와 독도.
지금껏 이름만 들어봤던 현실 너머에 있던 곳들이었는데, 올해는 마침 기회가 되어 방문을 해볼 수 있었다.
독도의 날(10월 25일) 전날에 울릉도에 입도하여 독도를 관람하고, 울릉도를 며칠 구경하다가 10월 27일에 다시금 되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포항에서 울릉도로 들어가는 크루즈선의 출발 시간이 23시 50분이었다.
출발 시간이 워낙 늦다보니 그 전까지 시간을 보낼거리가 필요했다.
크루즈선 탑승 장소에서 너무 멀어지는 것은 부담스럽기에 그나마 찾은 장소가 바로 포항의 스카이워크였다.
스카이워크가 뭐지? 싶었는데, 도착하고서 보게된 것은 언젠가 사진에서 봤던 그것이었다.
아래에서 볼때는 조금 빙빙 꼬인 흔들다리 정도로 보였는데, 막상 올라가본 스카이워크는 생각보다 더 높았다.
게다가 걷거나 바람이 불때마다 스카이워크가 통채로 흔들리는 것이 느껴져 편히 걸어다니기엔 무리가 따랐다.
그나마 옆으로 보이는 바다와 때마침 붉게 물드는 노을 덕분에 풍경도 구경하고, 사진도 예쁘게 찍히는 덕분에 용기내서 구경다닐 수 있었다.
근데 아직도 크루즈선의 탑승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스카이워크를 몇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슬슬 해가 저물고 스카이워크는 밝게 불이 켜졌다.
환하게 빛나는 스카이워크도 나름 그 멋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어두워져서 땅이 잘 안보이니, 위를 걸어다니기에 덜 무서운 것도 있었다.
스카이워크에서 멀리 보이는 장소를 찾았다.
영일대 해변 한가운데 만들어진 돌다리와 바다 한가운데 위치한 누각이 하나.
이곳에서 한참을 바다 구경을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 흘러 크루즈 선실 내에 짐을 풀고 있는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6인실을 배정 받았는데, 위의 사진과 같이 비좁았다.
2층 침대 3개와 화장실로 구성된 6인실.
사실 크루즈선의 출발은 23시 50분이지만 탑승 시간은 그보다 한참 더 빨른 9시 30분 정도였기에, 일찍 탑승하여 선실 내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선실 자체도 좁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탑승하고서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잘 시간임을 감안하면 그리 불편할 것도 없었다.
어느새 잠이 들었던지 새벽 6시 30분에 독도에 도착을 하기 전 안내 방송을 들으며 눈을 떴다.
하선 후 근처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조금 쉬고 있으니 8시 30분이 되어 독도행 쾌속선에 탑승을 할 수 있었다.
울릉도와 독도까지 정신없이 몰아치는 일정이지만, 어쩔 수 없다.
왜냐면 자고 일어나 배에서 내렸더니, 오늘 바로 독도의 날이 되었기 때문이다.
울릉도와 한쌍으로 부르고 여겨지는 독도라서 금방 도착할 줄 알았다.
게다가 쾌속선이라니 진짜 금방 도착할 줄 알았는데, 독도의 땅을 밟는데까지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생각보다 울릉도와 독도가 먼데?
편도로 1시간 30분, 왕복으로 3시간이나 소요되는 독도 방문인데, 정작 관람시간은 20분 정도 준단다.
모두들 급한 마음에 발 맞추어 급히 하선을 한 후 태극기를 휘날리며 인증사진을 남기기 시작했다.
고작 20분 가지고 뭘 할 수 있겠나 싶었는데, 사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부분이 관람객이 가볼 수 있는 전부였다.
딱 선착장과 조금 이어진 포장도로까지만 돌아다닐 수 있으니, 사실 20분도 부족하다기보단 여유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겠다.
고작 이 독도 방문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여기까지 고생해서 온 것인가 허탈함도 느껴지는 한편, 한국인으로써 생에 한번은 와봤어야할 이곳에 드디어 당도했다는 고양감도 함께 느껴지는 복잡미묘한 기분이었다.
다시금 돌아온 울릉도에서는 섬 일주를 기반으로 한 관람을 시작했다.
천부해중전망대에서는 울릉도의 파랗고 맑은 바다 속을 건물 안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주변에 인공 암초와 미끼통을 몇개 설치하여 다양하고 많은 수의 물고기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물고기들을 보며 놀라웠던 것은 고등어나 전갱이 같은 흔한 생선들이 아니라, 손바닥만한 돌돔이나 내 팔뚝만한 혹돔들이 전망대 주변으로 바글바글 했다는 것이다.
울릉도의 거친 산길을 뚫고 도착한 나리분지.
울릉도 전역에서 유일한 평지인 이곳은 울릉도의 캐릭터인 울라(울릉도고릴라 맞겠지?)의 거대한 풍선이 놓여져 있어 포토스팟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을 방문하여 독도를 지켜왔던 분들의 기록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국가가 독도를 미쳐 살피지 못했을 때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이곳을 지켜왔던, 소중하지만 국민 대다수에게는 잊힌 역사가 울릉도의 산골 한켠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기념관의 관람 경로의 끝에는 위와 같은 외부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데, 맑은 날에는 이 망원경을 통해 독도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던 날에는 해무가 짙게 껴서 먼 바다 쪽으론 관측되는 것이 없어 아쉬웠다.
계속 울릉도 일주가 이어졌다.
촛대바위도 한번 보고,
내수전 전망대도 걸어 올라가 주변을 살폈다.
울릉도를 방문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마주치는 풍경들이 내심 예상했던 그것과 무척이나 달랐다는 것이었다.
평지에 가까운 제주도의 풍경과 비슷하겠거니 예상했었는데, 그와는 전혀 다른 산악 지형만 존재하는 섬이 바로 울릉도였다.
그래서 어딜 바라보더라도 생소하고 이색적인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전망대를 몇번이나 올라도 매번 새로웠을테고 말이다.
울릉도의 수원지 중 하나라는 봉래폭포를 찾아 길을 올랐다.
조그만 섬임에도 불구하고 이 울릉도에는 물 걱정은 없다고 하는데, 섬 곳곳에 물이 솓아 오르는 용천수가 풍부하고, 이런 봉래폭포 같은 형태로 수원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울릉도의 수원지로 보호되고 있어서, 손을 씻거나 세수를 하고 싶음에도 물 한방울 묻힐 수 없다는 점이었다.
통채로 화산암으로 구성된 땅인만큼 배수가 잘되어 논 농사가 어려운 울릉도이다.
그래서 자연스래 밭 농사가 주를 이루게 된 것 같은데, 그런 이유로 호박, 명이나물 등이 그 특산품이 되지 않았나싶다.
마침 가을녘에 방문해서인지 곳곳에 위와 같이 많은 수의 호박이 무더기로 쌓이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해안가 옆 산책로에서는 맑은 물 사이로 넓게 펼쳐진 미역밭과 그 사이로 돌아다니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울릉도에서 육지로 나오는 크루즈선의 탑승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독도를 볼 수 있다는 전망대 케이블카를 탔다.
그런데 이 날은 아침부터 먹구름이 조금씩 비치더니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싶어서 올랐던 전망대에는 몸이 날아갈까 염려스러울 정도로 바람이 불어대고, 먹구름과 빗방울로 독도 또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선 12시에 크루즈선에 탑승하여 돌아왔다.
그런데 울릉도로 들어가던 크루즈에서는 내내 밤잠을 자서 어려움이 없었는데, 낮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 크루즈선에 뜬눈으로 보내려니 그 심심함을 견디기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이후 포항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돌아오는 것에만 12시간 넘게 소요된 것 같은데, 역시나 여행은 돌아오는 길이 힘들고 고되다.
그래도 올해 좋은 기회를 잡아 울릉도와 독도 방문까지 경험했으니 나름 뜻깊은 여행이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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