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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부림

크리스찬 브라더스 VSOP 브랜디를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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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니 펀치감 있는 위스키나 차가운 하이볼이 점점 마시기 어려워졌다.

추운 날씨에 달달하고 향긋한 것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는데, 최근 증류주를 취미로 파고들고 있던터라 자연스럽게 브랜디로 관심이 옮겨졌다.

gs25 어플에서 브랜디로 검색해서 나오는 제품들 중에서 28,000원으로 가장 저렴한 것을 호기심 삼아 구입해 보았다.

편의점에서 판매를 할 정도의 제품이라면 어느정도 사람들이 찾고 구입하는 검증된 제품일 것이라 생각하여, 큰 고민 없이 가성비 브랜디로 입문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gs 편의점에서 픽업해 온 내 첫 브랜디는 크리스찬 브라더스 VSOP 브랜디였다.

최소한의 퀄리티는 보장되었을 것이란 믿음 때문에 덜컥 구입해 온 것인데, 제품 뒷면의 라벨을 보니 그 믿음이 모래성 위에 지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원산지가 프랑스가 아닌 미국이네? 

흠. 뭐 프랑스 아닌 곳에서도 맛 좋은 와인 많이 만들고 있고, 마찬가지로 브랜디도 잘 만들 수 있겠지.

그런데 원재료를 보니 브랜디는 63% 밖에 들어가질 않고, 나머지 37% 가량이 정제수, 고과당 콘시럽, 글리세린, 카라멜 색소, 향료로 채워져 있단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 주정이 좀 들어간 것도 아니고, 맛을 내는 시럽, 색을 내는 색소, 향을 내는 향료까지 들어갔으면... 브랜디라고 부를 수도 없는 것 아닌가?

그러고 보니 식품유형이 브랜디가 아닌 기타주류로 되어 있다.

여기까지 오니 gs 편의점 제품에 대한 퀄리티를 무지성으로 믿어왔던 마음이 산산조각 나버렸는데, 그래도 60%나 들어가 있다는 브랜디 원액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어본다.

 

개봉 후 첫 잔에서는 알콜 내음이 살짝 나는듯하다가 인공적인 단내가 난다.

입에 머금을 때는 생 오크와 알콜 섞인듯한 스파이시함이 느껴진다.

목넘김에는 느끼할 정도의 카라멜과 바닐라를 품은 단맛, 그리고 위스키에서나 느껴지던 우디함이 강하다.

목넘김 이후에는 시럽으로 추측되는 인공적인 단맛과 함께 카라멜 향이 기름진듯이 오래 남는다.

 

확실히 알겠다.

나는 인공적인 맛과 향, 그리고 카라멜을 싫어하나보다.

브랜디에서 기대할 법한 포도 비스무리한 과실의 맛과 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저렴한 위스키나 증류주에 카라멜 시럽을 섞은듯한 제품으로 느껴진다.

소주에다가 저 첨가물들 똑같이 집어넣어도 비슷한 맛과 향의 술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60%나 들어갔다는 브랜디는 온데간데 없이 느껴지지 않는다.

저렴한 군납 브랜디에서도 건포도 같은 과실향이 풍부하게 느껴졌었는데, 이보다 못하게 느껴지는 크리스찬 브라더스 VSOP는 저렴이 브랜디로 보기에도 무리가 많겠다.

혹시 모르니(돈이 아까우니) 에어링을 좀 해봐야되겠지만, 니트로는 도저히 못 먹겠고 하이볼로 만들어도 맛없는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되나 골치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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