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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배쓰밤 키트. 입욕제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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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녀석은 어릴적부터 욕조에서 통목욕을 재미있어했다.

따뜻한 물을 받아주면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손발이 퉁퉁 불어날 정도로 오랫동안 첨벙거리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 덕분에 목욕을 하면서 놀거리를 종종 고민해 보곤 하는데, 이번에 재미난 녀석을 하나 찾았다.

바로 배쓰밤 만들기 키트.

특정 향이나 색상, 거품 등이 나오는 입욕제를 아들 녀석과 사용해 본 것을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입욕제가 물에서 녹으면서 안에 숨겨진 포켓몬 피규어가 튀어 나오는 비싼 제품을 아들이 사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된 아들의 입욕제 목욕.

매번 사용하기에는 절대 저렴하지 않던 가격대인지라 고민을 해보고 있던 차에, 이 입욕제 만들기 키트를 보게 되었다.

직접 만들면서 아들과 함께 놀이 시간도 갖고, 또 직접 만드는만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제품을 개봉해보니 설명서와 함께 다양한 구성품이 함께 들어있었다.

다만 구성품에 차이가 있는 것인지, 보관통이나 동물 모양 등으로 찍어내는 틀은 들어있지 않았다.

아마도 추가 구성품이 들어있는 옵션을 구매창에서 추가했어야 되었나보다.

뭐 필수적이지 않은 것들이 빠진 가성비 옵션을 구입한 것이라 납득하고, 쿠키틀로 찍어내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모양을 내어보기로 하였다.

 

두가지 색상의 배스밤을 넓게 펼친 후 겹쳐 놓고서, 계란말이처럼 돌돌 말아 롤 케익처럼 만들었다.

총 네가지 색소가 들어 있었는데, 아들이 선택한 것은 핑크와 하늘색.

나는 남은 초록과 아이보리로 롤케익을 만들어 나갔다.

 

김밥 만들듯이 잘 말아준 후, 모양을 다듬고, 얇은 물체로 적당히 잘라주었다.

김밥에서는 꼬다리 부분이 제일이지만, 여기서는 모양 내는 것이 중요하니 어쩔 수 없이 포기.

옅은 초록과 아이보리가 섞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메론빵이나 메론 아이스크림 정도가 연상되는 모양이었다.

 

아들 녀석과 함께 만든 입욕제가 1차 완성이 되었다.

생각했던 회오리 모양이 잘 나타나지 않아 아쉽지만, 두어시간 정도를 함께 입욕제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만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차라리 쿠키 틀이 있었다면 색상에 구애받지 않고 예쁜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지만, 재도전 여부는 이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 본 아들의 만족도를 확인 후에 결정하기로 미뤄본다.

당장은 좀 바짝 말려둔 뒤에 아들 녀석 목욕 때 투입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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