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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여행

[카운티 버스 캠핑카] 전북 고창 동호해수욕장. 노지캠핑. 조개캐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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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캠핑을 열심히 다니면서 많은 바닷가를 지나왔는데, 그때마다 욕심나던 것이 바로 조개캐기였다.

모래사장을 거닐다보면 다양한 종류의 많은 조개껍데기들을 볼 수 있는데, 아무리 호미를 들고 헤매어보아도 조개는 쉽사리 찾아지질 않았었다.

어쩔 수 없이 어촌계에서 관리하는 해수욕장에 체험비를 지불하고서 조개캐기를 경험해 보기로 하였다.

광주 인근에 조개캐기로 유명한 곳이 있었으니 tv에서 종종 소개가 되는 고창의 동호해수욕장이 우리의 목적지가 되었다.

금요일 저녁에 퇴근후 출발하며 나름 일찍 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도착하고보니 이미 해변을 따라 이어진 솔밭에는 캠퍼들로 가득했다.

도대체 얼마나 일찍 출발해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인가.

어쩔 수 없이 바닷가 바로 앞쪽에 상당히 기울어 있는 콘크리트 주차장에 자리를 잡았다.

기운 바닥이 불편하지만 바다가 바로 접해있는 이 장소에 자리잡아 하루정도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그리고 쫓겨났다.

주차장이 좁아서 큰차가 들어오면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말을 듣고서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그랬고, 흘리듯 하는 뒷이야기로는 캠핑카는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주차장 가장 안쪽의 자리라면 모르겠는데, 어중간하게 자리잡은 나로서도 내심 불편하던 상황이라 군말없이 다른자리로 이동했다.

바다가 보이지 않아서 슬프지만 바닥은 반듯하고 평평한 대형주차장으로 말이다.

 

하룻동안 머물 장소를 다시금 정한 이후로 산책을 시작했다.

바닷가도 거닐어보고, 편의점 탐방도 다녀왔다.

 

특히나 바닷가 안쪽으로 이어진 솔숲에 산책로와 많은 벤치를 마련해 놓아서 시원하게 거닐기 좋았는데, 특히나 이 구역에는 텐트 설치 등의 캠핑을 금지해 놓아서 더욱 한적한 산책이 가능했었다.

이후 아들이 갑자기 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마시멜로 장작불에 구워먹기를 오전 땡볕 아래에서 시도했다.

아들의 식성을 잘 아는 나로써는 분명히 저거 맛 없다고 안먹을 것이 뻔히 보이지만, 주중 내내 노래를 불러왔던터라 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렵사리 장작에 불을 붙이고 꼬챙이에 마시멜로우를 꽂아서 준비를 다 해주었더니, 역시나 한입만 먹고 끝.

마시멜로우 굽기 놀이도 끝.

 

오전 11시가 조금 못 되어 어촌계에서 주관하는 조개캐기 체험이 시작되었다.

조개캐기 체험의 시작 시간은 딱히 정해져 있진 않고, 그날의 물때에 따라서 출발 시간이 정해지는듯 하였다.

트랙터를 타고서 뻘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고서 우리 가족도 복장을 준비했다.

햇볕을 가릴 모자와 손을 지켜줄 장갑, 그리고 아들의 가슴장화.

바닷가를 주로 다녔던 우리집의 캠핑 스타일에 언젠가는 필요할 것이라 여겨 미리 사두었던 것인데, 이날 개시를 하게 되었다.

조개캐기 체험료는 성인은 12,000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였으며, 우리가족은 24,000원에 뻘밭으로 트랙터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조개 캐는데 사용할 호미는 트랙터에 비치되어 있어 무료로 대여하여 사용할 수 있고, 장갑은 조개캐기 체험 접수를 받는 사무실에서 500원에 구입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용하는 사람 수에 맞춰서 조개를 담아갈 용도로 위 사진과 같은 조그만 양파망을 하나씩 받을 수 있다.

처음에 이 조그만 양파망을 받을 때에는 이 코딱지만한 것에 조개 몇개만 담아가는 거냐고, 야박하다며 혀를 쯧쯧 찼었다.

 

그런데 그 작은 양파망에 담긴 배려를 금방 느낄 수 있었다.

보기엔 작아보이는데, 막상 호미질로 찾은 조개를 채울려니 보기보다 쉽지 않은 탓이었다.

트랙터에서 내리는 장소보다는 먼 바다쪽으로 나갈수록 조개들의 크기가 굵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허나 내 체력도 금방 떨어져가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호미질을 멈추지 못하는 것은 드문드문 자꾸만 나와주는 큼직한 조개들 때문이었다.

이곳 동호해수욕장에서 캘 수 있었던 조개는 대부분이 동죽이었고, 아주 드물게 백합이 나왔다.(거의 없다시피 드물게)

한 시간 가량 신나게 조개를 캐니 양파망 두개를 조개로 가득 채울 수 있었고, 이렇게 오랜 캠핑 시절동안  해메이던 조개캐기를 완수할 수 있었다.

 

캠핑카로 돌아와 아들의 장난감 상자에 조개들을 나눠 담고 해감을 시작했다.

썰물로 인해 바다가 너무 멀리 있는지라 수돗물과 소금으로 해감을 시작하고, 저녁쯤에 바다가 밀려들어왔을 때 바닷물을 떠와 물을 갈아주었다.

다음날까지 꼬박 24시간 넘도록 어둡게 해감을 진행했는데, 해감이 어렵다는 동죽치고는 의외로 동죽탕을 끓였을 때 씹히는 모래가 없이 깔끔했다.

이 후 방전된 체력도 보충하고, 물총놀이도 하고, 틈틈히 해감되고 있는 조개도 괴롭히고, 산책도 이어가며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곳 동호 해수욕장도 서해인지라 일몰만큼은 역시나 최고 였다.

한번 조개캐기를 체험해 봤으니, 아들녀석이 다시금 관심을 가질 때 또 한번 방문을 고려해 봐야겠다.

 


전북 고창 동호해수욕장

화장실(o), 샤워장(o), 개수대(o)

분리수거(o), 편의점(o), 카페(o)

조개캐기 체험(o), 식당(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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