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있는 건에 대한 공판기일이 1월 중순쯤에 확정되었었다.
2023.01.19 - [일상] - 형사사법포털. 법원. 사기죄 고소건 불구속구공판. 공판기일 확정
형사사법포털. 법원. 사기죄 고소건 불구속구공판. 공판기일 확정
12월에 불구속구공판 결정이 되어 법원으로 사건번호가 배정된 것까지 확인을 했었다. 이후 내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탄원서를 더듬더듬 알아본 후 작성하여 제출을 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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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에서 피해자는 참석의 의무가 없기에 딱히 공판에 맞춰 참석할 의지까지는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처럼 온라인으로 결과를 다 확인해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런데 공판 바로 전날에 집 현관문에 사기꾼이 쪽지를 한장 남겨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기꾼 본인 연락처와 함께 연락을 달라는 간단한 내용의 쪽지를 말이다.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을 이어서 진행하며 1년이 훌쩍 넘어가는 시간동안 연락 한번 없었던 사기꾼이, 공판 바로 전날이 되자 연락하라는 쪽지 한장 던져두고 가다니.
사기꾼도 나름 쫄리긴 하는지 이런 어이없는 짓을 하고 있는데, 과연 재판장에서 뭐라 말할지가 궁금해져서 참석해보기로 하였다.
지난 글에서 한줄 생각을 남겼던 내용 중에 사기꾼의 변호인이 피해자와 검사측의 자료를 통 열람신청을 안하고 있다는 것이 있었다.
피고인에 대한 변론을 하려면 원고측의 주장과 근거를 한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텐데 이런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으니, 내 알바는 아니지만 의문스럽긴 했었다.
그런데 2월 2일로 잡힌 공판이 며칠 남지 않은 1월 30일에서야 변호인이 열람 및 복사 신청을 제출하였다.
변호인이 사기꾼과 소통이 잘 되질 않는 것인지, 변호 의지가 별로 없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 정도 시기에 많이들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래저래 궁금한 점이 많은 상황인데, 그런 의문들이 모여 내 발걸음을 법원으로 이끌었다.
법원 공판장까지 입장하니 오늘 잡혀있는 공판 사건들이 정리되어 있다.
짧게 10분 정도만에 사건 하나씩 처리되는 모습을 이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형사고소와 법원 공판이라는 것은 당사자인 나에겐 무척이나 크고 무거운 사건인데, 이 곳에서는 매일 마주하는 평범한 행정처리할 사무 정도의 일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하긴 워낙 크고 무시무시한 사건들도 많았을텐데, 사기죄 고소건 정도야 뭐.
시간이 조금 남아서 공판장 앞에서 서성이고 있자니, 오랜만에 사기꾼 손O옥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들려오는 말이 변호사와 뭔가 의견이 잘 안맞는 것 같다.
공판장에 들어가서 사기꾼 손O옥이 했던 말과 종합해 보면, 대충 본인은 억울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사기칠 의도는 아니었고, 돈은 잠시 맡아둔 것이고, 돌려주려고 돈도 한쪽에 모아뒀는데 내가 연락을 통 받지 않는다는 등의 이야기를 찡얼거리자 판사도 못 들어주겠던지 발언을 중단시켜 버렸다.
그런데 그 옆에 있던 변호인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5차례 이상 피고인 손O옥과 만나서 의견을 나누었고, 경찰 조사에서부터 모든 혐의를 인정하였으며, 그에 대한 의견서도 함께 작성하였는데, 오늘 갑자기 피고인이 의견을 바꾸었단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달리 검사측의 주장에 변론 없이 모두 인정하며, 단지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만 주장했다.
피해자의 발언 기회가 있어서 사기꾼 손O옥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며, 1년 넘도록 연락 한번 없었으며 어제 밤에서야 현관 앞에 쪽지 한장 던져두고 간 것이 전부라는 것과, 피고측과 합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었다.
공판에 참석해 딱히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참석유무를 놓고 고민을 했었는데,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니 공판에 참석하여 피해자로써 말 몇마디 할 수 있었던게 다행인 상황이었다.
판사측에서 나에게 합의 의사가 없더라도 피고측 변호인과는 한번 이야기를 내눠보라하여, 거기까지 거절하기는 어려워 그 부분은 수긍하고 공판장을 서둘러 나왔다.
천천히 나왔다가 사기꾼 손O옥의 징글징글한 목소리를 듣고 있어야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다음 공판기일은 한달쯤 후인 3월 7일로 잡혔다.
나와의 합의를 위해 피고측에서 기일을 미룬만큼 이 한달동안 사기꾼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내 연락처도 없어서 현관문 앞에 쪽지를 던지고 간 손O옥과는 합의를 보고 싶지도 않고, 말조차 섞기 싫다.
그래서 변호인까지만 대화를 해보겠다고 공판장에서 수락한 것이었는데, 변호인이 아닌 사기꾼 손O옥의 아들이 집을 찾아왔다.
사기꾼이나 사기꾼 아들이나 나에겐 마찬가지인 입장이라서 대화하는 것조차 별로 탐탁치 않았다.
그래서 현관문 밖으로 연락처만 받고, 돌려보냈다.
분명 신세타령하면서 선처를 바라며, 푼돈에 합의 보자는 이야기일 뿐일텐데 그걸 내가 굳이 들어줘야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오라는 변호인의 연락은 안오고 왠 아들이 찾아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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