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내가 진행하고 있는 사기죄 고소건은 느리게 진행되기는 커녕 멈춰버린듯하다.
간단히 말해 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0일 공판으로 변론이 종결되었고, 바로 내일인 5월 18일에 선고기일이 잡혀있다.
그 사이에 한달 가량의 시간이 있었지만, 역시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기꾼 손0옥은 아예 지금까지 콧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그 아들만 가끔씩 찾아와 합의 제의를 했었는데 이번 한달동안은 딱 한번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 때 저녁쯤 집으로 찾아와 제안하기를 합의금으로 2천만원을 이야기하였다.
딱 내 피해원금과 같은 액수인 2천만원을 말이다.
위 제안에 "나는 위자료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피해원금에 지연이자, 소송에 들어간 비용까지만 돌려달라."고 하였다.
당연하게도 이날 저녁의 합의는 가볍게 결렬되었고, 지난 금요일인 5월 12일에 손0옥의 아들에게 유선으로 연락이 와서 합의 제의를 한번 더 받았다.
제의 받은 합의금은 전과 동일한 2천만원.
계속 같은 금액으로 합의를 종용하는 것이, 아무래도 사기꾼 측에서 2천만원 이상은 뱉어내기 싫은가보다.
혹시나 변동사항이 있을까 싶어서 확인해본 법원 사건검색에는 못보던 내용이 3줄이나 추가되어 있었다.
손0옥의 아들에게 유선 연락이 왔던 5월 12일에는 열람복사신청, 15일과 16일에 변호인의 참고자료가 연이어 제출되어 있었다.
게다가 15일에 '피해자의 개인정보열람' 동의 여부를 묻는 유선 연락이 법원에서 오기도 했다.
손0옥과 그 아들의 경우 내 이름과 휴대폰 연락처에 현재 거주중인 주소까지 알고 있어서, 찾아오고 전화를 해오고 있다.
또 지금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임대차계약서나 민사소송 관련 서류들이 남아 있다면 내 주민등록번호까지 포함한 개인정보를 넘쳐나게 가지고 있을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의 어떤 개인정보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개인정보 열람신청을 해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아 열람신청에 대해서는 거부를 해 놓은 상태이다.
합의할 생각이 없으니 공탁이나 몇푼 걸고 넘어가려고 하는 것일까.
선고기일이 하루 밖에 남지 않은 지금, 개인정보열람 동의부터 변호인의 참고자료 제출 등까지 여러 상황이 급작스럽게 몰려서 일어나고 있다.
합의를 보겠다며 선고기일을 자꾸 뒤로 미루려던 사기꾼과 변호인이, 지금 어떤 생각과 전략을 가지고서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지가 걱정이다.
합의가 원만히 진행된다면 내일 선고기일에 참석하지 않아도 될텐데,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내일 근무시간을 좀 비워서 공판에 참석해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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