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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채무자 신용조회 결과를 분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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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쯤에 법원에 신청했던 지급명령의 이의신청 기간이 경과되어 확정되었다.

그래서 받아서 확인 할 수 있게 된 지급명령정본.

2021.10.06 - [일상] - 전자소송으로 지급명령정본 받다

 

확보하게된 지급명령정본으로 취할 수 있는 나의 행동이 여러가지였다.

부동산이나 유채동산, 채권 등을 압류하거나 채무불이행명부에 등록하는 등의 행동을 취할 수 있는데, 문제는 압류하려는 재산을 정확히 내가 알아야한다는 것.

혹시나 해서 부동산 임대차계약서에 기입된 거주지 주소의 등기부등본을 띄어봤더니, 역시나 다른 사람의 명의이다.

거짓 주소였거나, 다른 사람 명의의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등의 경우가 될테니, 현재 알고 있는 재산 목록이 전무.

그렇다면 지급명령정본을 활용해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봐야 할텐데, 법원을 이용한 정식적인 방법은 재산명시-재산조회 단계로 이어지는 방법이 있단다.

하지만 채무자가 스스로 자신의 재산 목록을 작성하여 밝히는 재산명시는 강제성이 약하고, 그에 이어지는 재산조회는 각종 기관의 협조를 받아 각종 재산 목록을 강제로 확보할 수 있지만 여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6개월이 훌쩍 넘어간다고 한다. 

6개월이면 채무자가 맘먹고 자신의 재산을 숨기거나 은닉할 수 있는 아주 여유롭고 넉넉한 시간이라니, 사실한 이쪽 절차는 큰 실효성이 없다고 한다.

그리하여 남은 한 가지 방법이자 법률사무소와 신용정보회사 등에 의뢰하여 받아볼 수 있는 신용조회를 의뢰해 이틀만에 결과를 받아보게 되었다.

 

총 네 페이지에 달하는 채무자 손O옥에 대한 신용조사.

공개되는 정보들을 모으고 분석해서 주거래 은행과 부채 상황을 추정해 보는 것이라서 그런지 무엇하나 확실하게 도움이 되는 정보는 없었다. 특히나 이 채무자 같은 경우에는 더욱 더.

우선 신용 점수가 250점. 비율로는 100%다. 전국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신용도 꼴지.

그 꼴지를 최소한 작년 하반기부터 한치의 변동 없이 꾸준히 유지 중이시다.

첫 페이지부터 암담하다.

 

다음으로 금융기관의 연체는 없는 것 같은데 공공정보에 연체가 2건이 잡히고, 과거에 3억6천만원짜리 경매를 한번 맞았다고 한다.

공공정보라면 벌금이나 세금 미납으로 연체가 되었을 것 같은데, 중요한건 3억이 넘는 금액이 경매가 넘어 갔다는 것은 전에 파산에 가까운 어려운 상황을 맞았거나, 담보 잡고 남의 돈 띄어 먹어서 경매 처리 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두번째 정보에서도 좋은 이야기는 보이질 않는다.

 

세번째로 카드 개설 및 대출 정보가 나오는데, 아주 약간 희망적이게도 13년도에 새마을금고에서, 그리고 17년도에 하나카드를 개설한 정보가 나온다.

다만 작년부터 카드나 대출 이용 내역이 전무하다.

카드를 만들어 놓고 쓰질 않는 것일까?

우리와 만나는 몇번 동안 매번 택시를 타고 오던데, 그건 전부다 현금결재였던 것인가.

 

위에서 간단히 나왔던 공공정보 연체에 대한 정보가 조금 더 자세히 나와 있다.

한 건은 17년도에 광주지방법원과 관련된 것으로 등록사유 0801의 971만원짜리 연체.

다음 건은 18년도에 광주광역시와 관련된 등록사유 0604의 3610만원짜리 연체.

0801을 찾아보니 법원 판결에 의하여 채무불이행자로 결정된 것이란다.

0604은 지방세 체납 결손처분액이 500만원이 넘는 것이란다.

자세한 정보로 보아하니 첩첩산중이다.

17년도에 이미 법원 판결로 채무불이행자였었다.

이미 과거에 누군가와 돈 문제로 법원의 판결까지 받았고, 이를 갚지 않아 채무불이행자, 예전 말로 하면 신용불량자에 등록된지 4년이 경과한 사람이었던 것.

게다가 이 채무를 갚기는 커녕 다음 해인 18년도에는 지방세 체납이 3600만원까지 되어 연체되어 있단다.

이러니 작년부터 지금까지의 카드나 대출 관련 정보가 없을 수 밖에.

이미 4년 전부터 빚으로 소송 걸리고, 신용불량자가 되고, 세금까지 체납되었는데, 이를 모두 연체하며 은닉한 재산을 현금으로만 사용하며 다니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올해 이 신용불량자의 부동산 사기에 내가 걸려든 것이고 말이다.

이러는 와중에 파산이나 면책에 관련해서는 정보가 없다.

이 신용조사를 진행해준 법률사무소에서 이 부분을 짚어주며 형사고소도 어려워 보인다고 한다.

파산 신고도 안되어 있으니, 부당이득은 맞지만 사기라는 것까지는 입증하기 어렵다나 뭐라나.

내 입장에서는 분명 부동산 사기를 당한 것인데, 법으로는 사기라고 볼 수 없다니... 거참.

 

아무튼 은행 이용 정보가 최근에 아예 없다시피 해서 그런지, 주거래 은행 추정 정보 자체가 전혀 없다.

이 정보가 있어야 해당 은행에 통장 압류를 신청해 볼텐데, 16만 5천원이나 주고 신청해서 받은 신용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나도 몰라~'였다.

사실 신용조사 결과 채무를 받아낼 가능성이 보인다면야 법률 사무소라에서 '통장 압류든 재산조회든 뭐든 진행해 보자'며 의뢰를 맡기도록 유도할텐데, 이 신용조회 결과를 보는 내내 뒷말을 흐린다.

불투명하다.

어렵다.

신용조사 결과 설명하는 내내 이런 말들을 자꾸 늘어 놓더니, 전체적인 내용을 같이 살펴본 후엔 내가 말이 끊기니, 그 쪽도 할말이 더는 없나보다.

추심전문 변호사라더니만, 전문가 눈에도 돈을 받아낼 구석이 안보이는 것이겠지.

하지만 변호사도 포기해 버린 이 돈을 나는 아직 포기 못하겠다.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안보이더라도, 혼자서라도 다음 단계를 밟아 나가봐야겠다.

더듬더듬 다음 절차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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