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인 5월 18일에 내가 접수한 형사고소에 대한 판결 선고가 있었다.
피고측인 손0옥은 선고기일 전까지 끝내 사과와 합의를 거부하고 공탁을 걸었고, 덕분에 나는 마지막 공판에 참석하여 피고의 엄벌을 요구할 수 있었다.
선고결과는 집행유예 없이 8개월로 내 기대와는 달리 아쉬운듯한 느낌이 있었다.
다만 공판장에서 바로 경찰들에게 끌려나가는 법정구속을 내 두눈으로 볼 수 있어서 통쾌함만은 최상인 결과였다.
법정구속으로 인해 마음이 급해진 피고측은 바로 당일에 합의를 재차 요구해왔다.
이전의 합의 시도들이 가볍게 결렬되었고, 상황이 피고에 무척이나 불리하게 바뀐 점을 들어서 합의금을 더 크게 요구할 수도 있었다.
솔직히 피고측이 지금껏 보여왔던 태도에 화가 나기도 하였고 무척 괘씸하였으나, 한발짝 물러나 생각해보니 괜한 욕심인듯 싶었다.
그래서 애초에 제시해 왔던 합의금 2500만원을 재차 요구하였다.
이런 나만의 고뇌와 배려도 알지 못한 피고측은, 이런 상황에서도 합의금을 깎아보려하니 한숨만이 나왔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내가 아니기에, 결국 합의금으로 제시한 2500만원이 모두 수용되었다.
공탁을 건 2000만원을 제외하고, 부족분인 500만원을 판결선고일 저녁에 바로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 자리에서 합의서도 작성해 주었고 말이다.
나중에 혹시 필요하다면 서류 좀 더 작성해 달라고 하는데, 나로써는 별로 응해줄 의향이 없으면서도 대충 고개만 끄덕여주고 나왔다.
이제 왠만하면 저쪽과는 얼굴은 커녕 목소리조차도 듣기 싫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번거롭지만 공탁금의 수령이 남아 있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계를 방문하여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 증명서를 미리 발급 신청해 두었었고, 며칠이 지나자 서류 발급이 되었음을 유선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발급 신청을 했던 장소에서 동일인 확인 증명서를 수령하고, 1층 종합민원실의 공탁계에 관련 서류를 모두 제출하였다.
제출 했던 서류로는 방금 전 받았던 동일인 확인 증명서 1부, 인감 증명서 1부, 인감 도장, 신분증이 전부였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발급된 공탁금 수령 서류 1장과 함께 옆 건물 1층의 신한은행으로 가서 공탁금을 수령하라고 안내를 받았다.
광주지방법원 본관 1층의 신한은행에서 신청 서류를 간단히 작성한 후 공탁금 수령 서류와 인감증명서, 신분증 확인을 거치자 요구한 계좌로 공탁금과 며칠간의 이자가 바로 입금 되었다.
법원의 형사계, 공탁계를 거쳐 신한은행으로 마무리되는 공탁금 지급 신청은 대수로울 것 없는 간단한 과정의 연속이었지만, 전체 소요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게 걸렸다.
예상한 시간을 넘게 소요하여 당황스러웠지만, 공탁금 수령을 마지막으로 기나긴 소송이 끝났음에 후련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계좌에 찍힌 금액을 보니 드디어 실감이 났다.
실효가 하나도 없었던 민사소송에 이어, 형사소송에서는 승소하여 사기꾼 손0옥에게 피해를 온전히 보상받았다는 것을 말이다.
운 좋게도 이번 일은 어찌어찌 손해 없이 피해를 회복할 수 있었지만, 참 무서운 세상임을 온몸으로 체감케한 일로 남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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