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쯤에 문자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사기죄 고소건으로 피해 원금과 이자 및 소송비용까지 모두 받아냈기에 잊어버리고 있었던 바로 그 사건에 대한 문자 메시지를 말이다.
그런데 안내 된 사건번호는 2023노1367로 내가 알고 있던 사건번호와는 달랐다.
내가 고소하여 진행했던 사건번호는 분명 2022로 시작했었는데 말이다.
8월 8일로 안내된 재판에 참석할 의향까지는 없었지만, 과연 마지막으로 어떤 판결을 받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 조금 관심이 일었다.
우선 대법원 사건검색을 통해 이전에 내가 진행했던 사건을 다시금 조회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에는 5월 18일에 선고와 함께 구속통지서가 발송된 것까지가 마지막 내용이었는데, 그 뒤로 몇 줄의 내용이 추가되어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사기꾼 손O옥의 항소장과 그를 뒷바침할 참고자료가 제출되었다는 것이다.
그 참고자료라 하면 아마도 내가 합의금을 받아내면서 직접 서명해준 합의서일터이다.
그러니 이번에 안내된 새로운 사건번호는 내가 준 합의서를 근거로한 항소심일터이다.
새로 안내된 사건번호로 검색을 해 보니 시작부터 내용이 화려하다.
항소심에서 국선변호인이 새로 선정되었는데,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이후로는 국선변호인을 사임해 버렸다.
그 사유야 정확히 모르겠지만, 얼마나 답이 없었으면 합의서를 근거로한 항소심에서 변호를 포기했었을까 싶다.
그 이후로 두번째 국선변호인이 선정되고, 공판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7월 말부터 매일 반성문을 작성하여 제출을 했었다.
피해자였던 나에겐 반성문은 커녕 아는 척도 하지 않더니만, 어떻게든 감형을 받으려고 반성문을 줄줄이 작성해 내다니 우습기만 하다.
특히나 한글 맞춤법도 잘 모르면서 반성문이라니... 다 늙어서 고생이 많다.
그리고 문자로 안내된 대로 8월 8일에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이 오전, 오후의 시간텀을 두고서 열렸고, 빠르게 선고가 되었다.
그래. 선고가 되었는데, 뭐라고 선고 되었지?
선고된 판결 내용이 뭐지?
그 내용이 궁금한데,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판결문 열람을 위해 여러 조건으로 검색을 해 보았지만, 사건 자체가 검색되지 않아 답답함만 더해 갔다.
그러던 와중에 며칠이 지나자 문자 메시지가 하나 더 날아왔다.
그 내용인 즉슨,
지난 번에 선고된 판결을 파기하고(파기자판)
벌금을 내거나, 100일동안 교도소에 있어라.(벌금 1천만원의 환형유치명령:1일환산 10만원)
라는 판결이 선고되었단다.
기존에 받은 판결이 집행유예 없이 8개월이었는데, 합의서 하나 추가로 얹었다고 3개월 조금 넘는 수준으로 대폭 감형되었다.
물론 이 판결은 사기꾼 손O옥의 수중에 돈이 없다는 것을 근거로 환형유치명령이 나왔는데, 아마도 그 아들이 천만원을 대신 납부하고 바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은 항소심 판결기일까지 2개월 조금 넘는 동안의 교도소 유치, 거기에 벌금 천만원 정도가 최종 부과된 형벌이라 하겠다.
다행히 나는 피해금액을 온전히 다 돌려받긴 했지만, 왜인지 모르게 조금은 아쉬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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